ㅣ2022년 5월26일 발생한 제천단양공공의료 관련 논란에 대한 ‘대책위’ 입장
ㅣ과정을 모르면 발생한 현상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난 2020년 6월22일 제천단양공공의료강화대책위(이하 대책위)를 발족한 이후 지금까지 제천단양지역의 공공의료수요조사, 공공의료관련 주체들과 주요 수요자 기관 방문과 면담, 공공의료 강화를 취한 공개토론회, 제천 어린이재활의료센터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과 보건복지부 공모추진,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제천단양 협의체 구성과 시급한 현안 합의 등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지난 2021년 9월2일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가 합의한 공공의료강화 방안에 전국 6개지역(울산, 광주, 대구, 인천, 동부산, 제천권)등이 공공병원 우선 설립 요구지역으로 명시되는 일이 벌어졌었다.
이 합의문이 발표되고 나서 제천단양공공의료강화대책위는 곧바로(2021년 9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강화 방안에 제천권이 명시됨으로써 제천단양지역의 열악한 공공의료상황이 주목받고 공공의료 강화에 힘을 받게 된 상황은 환영하지만, 단순하게 병상수만 늘인다고 지역의 시급한 공공의료수요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제천지역이 필요한 공공의료는 심뇌혈관센터와 중증응급외상센터와 같은 고급의료이고 단양지역은 일반 병상을 비롯한 긴급한 응급수술이 가능할 수 있는 응급센터의 안정적 운영이며, 이러한 지역의 시급한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공공의료확충을 위한 협의체(이하 확충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단양 보건소와 제천 보건소를 포함한 지역의 종합병원 운영주체와 우리 대책위가 함께 모여 지역의 시급한 공공의료강화현안들로써, 아래와 같은 내용을 합의한 바가 있다.
1. 공공의료 관련 제천 단양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들로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
가. 제천단양지역의 시급한 공공의료를 그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필수경비와 인력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의료로 보장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공의료 기관 확충이나 신축은 현재 상황에서 건강한 지속을 기대하기 힘들다.
나. 제천/단양 진료권에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 확충 관련
1) 건립될 단양 보건의료원을 강화하여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하게 하는 것
2) 민간종합병원 한 곳을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 육성하는 것.
3) 지역책임의료기관의 운영에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게 하여 지역의 공공의료운영 관련 정보의 개방과 공유, 소통을 지속하고, 지역의 복지기관들을 연계한 지역 공동체 치유와 돌봄 망을 형성할 것.
2. 단양지역
가. 국가가 책임지는 단양보건의료원(30병상)의 운영이 되면 좋겠다.
나. 소아청소년의료와 모자보건의료, 분만, 감염병과 만성 전염병 관련 의료등 필수의료로 일컬어지는 공공의료가 보장되면 좋겠다.
다. 단양보건의료원(30병상)의 건립 후 인력과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단양지역에서 24시간 응급 수술과 응급조치가 가능한 응급실 운영이 국가 책임하에 되면 좋겠다.
3. 제천지역
가. 국가가 책임지는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중증응급의료센터를 지정, 운영하여 24시간 급성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지역 내 일차 대응 및 접근성을 향상하고 중증외상응급의료대응력을 높일 것.
나. 소아재활센터를 건립하여 운영하는 것.
4. 제천/단양 공통
가. 이동취약지역의 심뇌혈관 등 중증응급외상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한 헬기 등의 통합 이송 시스템과 이송 가능한 의료기관의 실시간 물색과 예약 등이 가능한 정보공유시스템을 갖추어지면 좋겠다. / 끝.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진행되면서 애초에 보건의료노조가 주장하고 합의했던 ‘공공병원 설립’요구와 대책위와 확충협의체의 시급한 현안 합의 내용에 차이가 있어 약간의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의료 현안(치료가능 사망률, 심뇌혈관질환 후유증과 사망자 문제 등)의 시급성과 현재 한국사회의 공공의료에 대한 법적(공공의료의 구체적 내용을 명료하게 법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 공공의료의 국가책임을 법적으로 분명하게 명시하지 않은 점, 운영비의 지자체 분담금 비율의 문제 등), 제도적(기존의 민간병상의 과다 분포의 문제, 공공의료인력 부족, 공공의료운영예산의 미확보 등) 미비함이라는 현실 속에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혼란인 것이다.
우리 대책위는 궁극적으로는 모든 의료와 복지, 교육 등과 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는 사회공공재는 국가의 책임 하에 확충 강화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의료현안과 같은 긴급한 과제는 현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시급하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판단과 추진이 불가피하다. 금번 선거 상황이라는 혼란한 상황 속에 벌어지고 있는 공공의료 관련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알고 있다. 지역의 공공의료 현안에 대해 우리가 외치고 나섰을 때, 누가 진정성을 갖고 이런 현안들에 귀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논의에 임했는지, 누가 우리들의 노력과 몸부림에 진정성을 갖고 함께 하였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표현되어지고 관철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협력하였는 지.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했왔던 후보는 이 글을 읽으며 미소를 지을 것이다. 공공의료 강화와 관련된 이런 지역의 특성과 관련된 내막은 이 과정에 동참해 온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히 파악하고 있었어야 할 내용들이다. 그래서 금번 논란을 보는 우리는 씁쓸하다. 그러나 지금 논란을 벌이는 양당 모두에 지역의 공공의료 현안들, 지역의 장애아동들을 위한 재활의료센터 확보와 같은 현안들에 적극 나섰던 정치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지역의 희망의 빛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선거라는 독특한 상황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이해하면서도, 금번 논란에 나선 후보들 중 우리들에게 전혀 생소한 후보들도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분들의 지역의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었었는지를 모르고 나서고 있는 모습들은 애처롭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논란을 계기로 기왕에 공공의료강화를 부르짖게 된 후보자들은 이후에라도 지역의 공공의료 현안들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진정성있게 노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함께 꿈 꾸고 힘을 모으면, 현실은 바뀔 수 있다. 공공의료 취약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그 중에서도 취약한 지역으로 손꼽히던 제천단양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시민과 지자체, 의료기관이 협력하여 공공의료 최강 지역으로 거듭나는 꿈을 함께 꾸어보자.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2022년 5월 26일
제천단양공공의료강화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