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맑은하늘 푸른제천’ 시민모임의 ‘제천지역 대기 환경이 청정하다’는 제천시 발표에 대한 성명서 전문이다.
‘맑은하늘 푸른제천’ 시민모임은 우리 고장을 “청정한 제천”으로 조성해 제천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발전적 지역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비정치적 시민단체입니다.
최근 제천시가 언론에 배포한 자료(2023.5.9. ‘제천시 대기환경 청정하다’)을 접하면서 당혹감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시민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제천시의 처사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며 제천시에 명확한 답변을 요구합니다.
먼저 제천시의 보도자료에 대한 우리 단체의 입장입니다.
1. ‘미세먼지 심각성을 확대하여 시민 불안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
시멘트공장 굴뚝에서 흰 연기가 나오는 사진은 공장 인근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편집되지 않은 것입니다. 사진의 흰 연기는 미세먼지 유입 경로를 가시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의 유입이 흰 연기와 같이 이동한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흰 연기의 흐름처럼 유독 물질이 시내로 유입되는 현장을 보는 시민이 불안함을 토로하는 것이 사태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보는 근거를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2. ‘제천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충북 전체 배출량의 13.8%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제천시는 제천이 청주권(21.8%)보다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다면서 제천시 대기환경이 청정하다고 주장하며 일부 시민단체가 제천, 단양지역 대기환경이 위험하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이나 환경단체, 환경 전문가들은 충북 전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90% 이상을 제천, 단양에서 배출된다고 발표한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해왔습니다. 제천시는 그 동안 이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를 요구하는 등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4월 12일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한 100인 토론회 내용에서 잘못된 자료를 사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제천시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요구합니다.
3. 제천시의 ‘시멘트공장에서 나오는 흰 연기에는 유해 물질인 황화합물이나 염화수소가 없고 시각적으로만 하얗게 보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주장은 시멘트공장을 대변합니다. 전문가들은 시멘트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속에 포함된 유독성 물질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보고서는 일산화탄소, 수은. 아크릴로나이트릴, 톨루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 나프탈렌 등의 발암물질이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천시는 흰 연기에 유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자료를 제시 바랍니다.
4. ‘충북지역 경보 회수 총 40회(북부권 10회, 남부권 16회, 중부권 14회)를 분석하면 북부권 대기환경은 좋은 편’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동안 제천의 대기 측정소는 장락동 1개소였습니다. 2019년 장락동의 측정 수치가 높게 나오자 2020년 영천동과 청풍면사무소에 측정소를 2개 증설했습니다. 그 후 3개 지역 평균을 대기환경 통계로 사용하고 있어 수치가 개선된 결과를 보일 뿐입니다.
청풍지역은 오염원이 적은 지역이라 일부러 수치를 낮추거나 청정수치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설치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멘트공장과 밀접한 송학면이나 고암동 등에 측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적합한 측정지 선정이 아니겠습니까? 이 기회에 최대 피해 예상 지역(송학면, 고암동 등)에 신규로 대기측정소 설치를 요구합니다.
5. ’서울 도심보다 제천의 대기환경이 심각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영등포구 당산동은 가장 낮은 측정소 자료로 제천지역은 충북지역 평균치와 같다‘는 주장에 대해
환경부의 대기환경 조사 기관인 에어코리아 자료를 살펴보면,
– 2023년 3월 28일, 14시부터 01시까지 장락동 14회 측정값 PM2.5 기준 24~40μg입니다.
– 2023년 3월 28일, 14시부터 01시까지 영등포 14회 측정값 PM2.5 기준 16-32μg입니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기관의 자료를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객관적이지 않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시민단체는 예산, 장비, 인력이 매우 부족하여 정확한 자료를 생산하고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깨끗한 환경을 보전해 시민의 건강과 보건을 지키자는 순수한 목표와 열정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민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은 정부와 제천시의 몫입니다. 제천시는 그동안 한 번도 재정 지원이나 행정지원을 우리 단체에 실행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공신력 있는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한 시민토론회의 결과를 놓고 거짓을 유포하는 불온한 단체로 매도하고 이를 제천시청 홈피에 공개하고 이것도 모자라 언론에 배포까지 하고 있습니다. 시민을 위한 행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 단체 대표들이 2022년 8월 31일, 김창규 시장님을 면담할 당시 2023년 예산에 2억 원 내외의 용역비를 편성해 제천시의 정확한 대기환경 실태를 조사할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님은 드론을 통해 이를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우리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시장님의 약속대로 제천시가 드론을 이용한 대기환경 조사 과정과 결과를 공개 바랍니다.
다음은 우리 시민단체의 입장과 요구사항입니다.
1. 사실과 다른 대기오염을 실태를 과장 확대하여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제천시의 주장은 당혹스럽다 못해 아연실색할 지경입니다. 그동안 시민단체는 악조건 속에서도 제천시 대기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 시민단체를 거짓 정보를 생산, 유통하는 악의적 선동단체로 낙인찍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제천시는 심각한 대기오염 실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없었고 오히려 문제를 숨기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점차 심각한 실상을 인지하고 불안해하자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를 매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오염 진원지인 시멘트공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단체를 매도하는 이번 처사에 대한 시장의 의중을 명확하게 밝혀주십시오.
2. 이번에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제천시 질소산화물 총배출량 자료의 근거와 데이터를 공개 바랍니다.
3. 서울시 영등포구와의 비교 자료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근거를 공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특정 시간대에 측정된 수치를 인용했다는 자료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황사가 정체현상을 이뤄서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고 주장한 자료를 공개해 주십시오.
우리 시민단체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첫째, 제천시는 지난 60여 년간 국내의 어느 곳보다 심각한 지역의 대기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의제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제천시 반경 20km 이내에 6개의 거대한 시멘트공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천과 단양, 영월지역은 전국 최악의 대기환경 지역으로 전문가들과 환경부 자료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시멘트공장들은 각종 쓰레기를 몇배 더 처리하면 수익성 역시 높아지겠지만 대기환경 역시 정비례해 악화될 전망입니다. 현행 법 규정을 그냥 유지하면서 쓰레기 처리를 몇배 늘일 경우, 대기 오염 뿐 아니라 토양, 수질 오염 등으로 이 지역은 회복 불능의 사람 살기 어려운 동네로 전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 같은 실태를 걱정하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시민 토론회 결과를 놓고 제천시는 거짓 정보로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한다고 매도하고 있으니 실로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멘트회사를 대변하는 이런 처사를 보면서 제천시가 과연 시민을 위한 기관인지 시멘트업체를 위한 기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둘째, 이런 문서가 보도자료로 배포될 때는 당연히 제천시장의 결재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재에 필요한 정확한 자료가 시장에게 제시되었는지 의심됩니다. 시민을 싸움의 대상으로 보는 문건이 버젓이 기관장의 결재를 받아 언론에 배포되는 행정이 개탄스럽습니다.
공무원은 시민의 봉사자로서 성실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라고 법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천시는 확인하지 않은 정보로 시민을 인신공격합니다.
셋째, 제천시장은 이번 성명서 발표의 경위와 진행 과정을 소상히 밝혀주시고 잘못이 있으면 대시민 사과를 요구합니다. 아울러 시민단체를 매도한 공무원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는 제천시의 대기오염 실태의 진실을 밝히는 시민토론회 개최를 요구합니다. 선출직 대표, 시민단체 대표, 환경전문가, 시멘트업계 대표, 정부와 관련기관의 관계자 등이 참석한 진실 규명을 위한 여러 차례의 토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활동으로 제천시 대기환경의 실상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우리가 사는 제천이 청정지역이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토론회가 개최되면 적극적으로 참석하겠습니다.
제천시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2023년 5월 11일
맑은 하늘을 꿈꾸는 시민 일동